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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
[1] "실시간으로 어머니 차량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고요?"
“여보, 차량이 지금 어디쯤인지 좀 알아봐 줄 수 있어?”
서울 강북구에 거주하는 김영철(45) 씨는 고령의 어머니(79세)의 병원 방문을 도우면서 종종 교통약자 이동지원 서비스를 이용해왔다. 차량을 예약하면 언제쯤 도착할지 알 수 없어 매번 답답함을 느꼈다. 날씨가 더운 날이나 비 오는 날엔, 혹시나 어머니가 너무 일찍 나가 기다리시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컸다.
그런데 최근, 김 씨는 이전과 전혀 다른 경험을 하게 됐다. 바로 교통약자 이동지원 차량의 실시간 위치 정보가 공공데이터로 개방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민간 개발자가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든 앱을 통해, 이제는 예약한 차량이 어디쯤 있는지, 언제쯤 도착할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진작 이렇게 됐으면 좋았을 텐데요. 어머니도 차량이 언제 도착하는지 미리 알 수 있으니 안심하시고, 저도 병원 스케줄 관리가 훨씬 수월해졌어요.”
공공데이터포털
[2] 정부, 교통약자 이동지원 등 공공데이터 4종 통합 개방
2025년 5월,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안전공단은 국민 생활과 직결된 4종의 교통 공공데이터를 통합 개방했다. 그 대상은 다음과 같다.
교통약자 이동지원 운행정보
휠체어 탑승용 차량 등 교통약자 이동지원센터의 실시간 운행 정보(위치, 배차상태 등)를 API 형태로 제공.
택시 운행이력 정보
전국 25만여 대 택시의 운행 위치, 속도, 승·하차 지점 등을 포함한 이력 정보.
노선버스 운행이력 정보
정류장 도착 시간, 실제 정차 여부, 시간당 운행량 등 데이터를 실시간 추적 가능.
화물자동차 운행이력 정보
물류 흐름 분석 및 교통혼잡 예측 등에 활용 가능한 데이터.
이 데이터들은 기존에 기관 내부적으로만 활용되던 자료였으나, 공공데이터포털(data.go.kr) 및 교통안전정보포털(ts2020.kr)을 통해 누구나 손쉽게 접근하고 사용할 수 있게 됐다.
[3] 실시간 API 제공으로 무엇이 달라졌나?
공공데이터가 개방되었다는 건 단순히 숫자나 표가 제공된다는 의미가 아니다. 이번 개방의 핵심은 "실시간 API"다.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는 데이터를 외부 시스템이 쉽게 연동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교통약자 차량의 위치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는 API가 있으면, 민간 앱 개발자는 이 API를 연결해 차량 도착 알림, 위치 추적, 보호자 알림 전송 기능 등을 손쉽게 구현할 수 있다.
실제로 이번 개방으로 기대되는 주요 변화는 다음과 같다.
사용자 입장: 실시간 차량 도착 확인 → 대기 시간 최소화 → 스트레스 감소
운영기관 입장: 효율적인 배차 및 운행 관리 가능
개발자/기업 입장: 공공 데이터를 활용한 신규 서비스 개발 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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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이터
[4] 스타트업에게 열린 새로운 기회의 장
서울의 한 소셜벤처 '에이블패스'는 이번 공공데이터 개방을 발판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교통약자뿐 아니라 고령자, 임산부, 저소득층 등 이동 취약계층을 위한 통합 이동 플랫폼을 구상 중이다.
“기존에는 위치나 배차 상태 같은 중요한 정보가 내부 시스템에만 있었어요. 이제는 실시간 API로 연동할 수 있으니, 교통약자뿐 아니라 가족, 복지센터, 병원 등도 함께 정보를 공유하고 연동하는 서비스가 가능해졌습니다.”
또한 대기업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물류 기업은 화물차 운행 데이터를 활용해 배송시간을 예측하고, 택시 플랫폼은 승하차 지점 데이터를 분석해 수요 예측에 활용하고 있다.
[5] 디지털 포용의 관점에서 바라본 공공데이터 개방
공공데이터는 본질적으로 ‘공공을 위한 정보’다. 하지만 접근성 문제, 민간 활용의 어려움, 시스템 표준화 부족 등으로 인해 많은 데이터가 사장되고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번 개방은 그러한 한계를 뚫고, 디지털 포용(digital inclusion)이라는 가치 실현에 한 걸음 더 다가가는 사례다.
특히 교통약자 이동지원 데이터는 단순한 '이동정보'가 아니라, 누군가에게는 병원 방문 여부, 치료 지속 가능성, 사회 참여 기회를 결정짓는 삶의 질 문제와 직결된다.
[6] 교통약자·고령자 보호자의 체감 변화
서울 마포구에 사는 윤미경(63세) 씨는 뇌병변 장애를 가진 자녀를 돌보고 있다. 그동안 교통약자 이동지원 차량을 이용하며 가장 불편했던 점은 배차 이후의 불확실성이었다.
“언제쯤 오는지, 왜 늦는 건지 전혀 알 수가 없으니 늘 불안했어요. 병원이나 복지관 예약시간을 맞추는 것도 스트레스였고요.”
하지만 최근 실시간 API를 활용한 앱을 통해 상황이 달라졌다. 차량 도착 예정 시간, 차량 위치, 지연 여부 등을 모두 알 수 있어 일정 계획이 훨씬 수월해졌다는 것이다.
✅ 데이터 이용 바로가기
공공데이터 포털: https://www.data.go.kr
교통안전정보포털: https://www.ts2020.kr
공공마이데이터
[7] 향후 계획 및 보완 과제
정부는 이번 1차 데이터 개방에 이어, 향후 더 많은 실시간 교통 데이터를 단계적으로 확대 개방할 계획이다. 특히 다음과 같은 분야를 중점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전국 지자체 교통약자센터 연계
고령자·장애인 맞춤형 접근성 강화
AI 기반 이동 수요 예측 시스템 구축
개발자용 샘플 코드, 테스트베드 제공 확대
단, 여전히 남아 있는 과제도 있다.
데이터 정확성 확보
민간 참여 확대를 위한 가이드라인 제공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이중 안전장치 마련
[8] 결론: 데이터는 사람을 향할 때, 기술은 따뜻해진다
교통약자 실시간 이동정보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사람의 삶을 바꾸는 도구다. 이처럼 공공데이터가 단순한 개방을 넘어, 누구나 쉽게 활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제공될 때, 사회 전체가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다.
특히 교통약자처럼 일상 속에서 작은 불편이 큰 불편으로 다가오는 이들에게, 기술은 말 그대로 ‘이동의 자유’를 선물한다.
우리가 만들어가는 디지털 사회는 단순히 빠르고 편리한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에게 도달할 수 있는 사회여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공공데이터 개방은 분명한 진전이며, 앞으로 더 많은 분야로 확산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