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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
로고는 기업만 쓰는 게 아니라고?
우리는 로고라고 하면 보통 대기업, 스타트업, 혹은 어떤 브랜드를 떠올린다. 오늘은 나만의 상징 만들기 — 개인 로고 & 모노그램 제작 도전기브랜드만 로고 있나? 나만의 인생 철학을 담은 심벌을 만들기까지의 여정에 대해서 소개해 드릴 예정입니다.
사과 한 입 베어 문 로고, 체크 모양, 별, 곡선, 이니셜… 그 작은 아이콘 하나로 우리는 무언가를 떠올리고, 기억하고, 신뢰한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왜 사람에게는 로고가 없지?"
요즘은 개인 브랜딩이 자연스러운 시대다. SNS에 프로필 사진을 올리고, 나를 대표하는 컬러나 감성, 해시태그 등을 설정한다.
그런데 그런 브랜딩이 늘 ‘사진’이나 ‘글’로만 머무는 게 아쉬웠다.
그래서 나는 나만의 로고, 더 정확히는 모노그램을 만들어보기로 결심했다.
처음엔 어색했다. 내가 무슨 브랜드라고, 로고까지 있어야 하나? 싶기도 했다.
하지만 곧 생각이 바뀌었다. 내가 가장 오래 함께할 브랜드는 ‘나’다.
그렇다면 가장 먼저 로고를 가져야 할 사람도 바로 ‘나 자신’이 아닐까?
이건 단순한 디자인이 아니라 ‘나를 상징하는 심벌’,
즉, 삶의 방향성과 철학을 담은 하나의 도장 같은 것이었다.
나를 상징하는 것들을 모으다: 철학, 형태, 감정
로고나 모노그램을 만드는 일은 단순히 멋진 디자인을 만드는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자기 탐색의 과정에 가까웠다. 나는 먼저 종이 한 장을 꺼내고,
그 위에 내 이름의 이니셜부터 시작해 여러 키워드를 적기 시작했다.
나를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들은?
반복해서 등장하는 상징은 무엇인가?
평소 좋아하는 색감, 질감, 형태는?
나를 차분하게 해주는 요소는?
나는 내가 어떤 이미지에 끌리는지를 정리하면서, 감성적인 키워드들도 함께 썼다.
‘균형’, ‘조화’, ‘낮은 톤’, ‘둥근 선’, ‘단순함’, ‘숨은 의미’ 같은 것들.
이 모든 것을 시각화해줄 로고의 형태를 고민했다.
내 이름의 이니셜을 겹쳐서 새로운 기호로 만들 수도 있고,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상징 — 예를 들면 ‘나무’, ‘달’, ‘물결’, ‘닫힌 원’, ‘열린 창’ 같은 것 — 들을 조합해 하나의 형상으로 만들 수도 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내가 어떤 모양에 집착하고 있었는지를 알게 된 순간이었다.
나는 왜 이렇게 동그란 것에 마음이 가는 걸까? 왜 선명한 직선보다 흐릿한 곡선을 좋아할까?
왜 미니멀하고 흑백인 것을 택하려 했을까?
그 질문의 답은 내 성격과 삶의 방식과도 연결되어 있었다.
"나는 부드러운 강함을 추구한다."
이 문장은 내가 만든 심벌을 해석하는 키워드가 되었고,
결국 내 모노그램은 그 감정을 담아 탄생했다.
만든 로고가 내 삶을 바꾸기 시작했다
이 로고를 만들고 나니, 단지 이미지를 하나 얻은 게 아니었다.
오히려 ‘정체성’을 조형한 느낌이었다.
내가 만든 모노그램은 나의 이니셜을 응용해 만든,
둥근 원 안에 곡선 두 개가 교차하는 형태였다.
단순한 도형이지만, 거기엔 많은 의미가 담겨 있었다.
나의 이름, 균형감, 나선적 성장, 안과 밖의 연결성…
그 로고는 내 다이어리 앞장에도, 노션 페이지에도,
전자서명에도, 그리고 가끔 이메일 서명 끝에도 들어가기 시작했다.
내 삶에 "이건 나야" 라고 말할 수 있는 지점을 심는 느낌이었다.
재밌는 건, 이 로고가 생기고 나니 나 자신에게 더 책임감이 생겼다는 점이다.
“이 로고를 쓰는 사람답게 살고 있나?”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를 지키고 있나?”
어찌 보면 어른이 되면서 잃어버리기 쉬운 자기 철학에 대한 리마인더가 된 셈이다.
누군가 로고를 보고 “이게 뭐예요?”라고 물으면, 나는 이렇게 말한다.
“저를 상징하는 심벌이에요. 제가 중요하게 여기는 감정, 방향성, 철학이 담겨 있어요.”
말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어떤 무게와 진정성을, 그 작은 심벌 하나가 대신 보여준다.
당신의 ‘작은 상징’을 추천합니다
당신도 한번 시도해보길 바란다.
그건 복잡한 디자인 작업이 아니라, 자신을 돌아보는 프로젝트다.
로고가 예쁘지 않아도 괜찮다.
중요한 건, 그 안에 담긴 이야기와 당신만의 감정 언어다.
디지털 시대에 우리는 너무 많은 이미지와 메시지 속에 있다.
그 가운데 나를 지키는 가장 단단한 도구는 어쩌면 작은 상징 하나일지도 모른다.
마치 문장 끝의 마침표처럼,
혹은 편지 끝의 손글씨처럼.
그건 결국 "나는 이런 사람입니다"를 말하는 조용한 선언이니까.
나만의 로고를 가진다는 건,
내 삶에 내 이름을 새긴다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