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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
앉는 것이 습관이 된 나, 하루 종일 ‘의자’를 찾다
우리는 하루에 몇 번이나 앉을까?
책상 앞, 식탁, 소파, 대중교통, 카페… 의식하지 않아도 몸은 자동으로 ‘의자’를 찾는다. 오늘은 의자 없이 살아보기 — 앉지 않는 삶 2주 도전기현대인의 자세를 바꾸는 작은 혁명, 바닥에서 시작된 몸과 마음의 변화에 대해서 소개해드릴 예정입니다. 나는 평소에도 앉아 있는 시간이 많은 편이었고, 특히 작업할 땐 책상 의자에서 몇 시간이고 움직이지 않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허리 통증과 어깨 결림이 점점 심해지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너무 오랫동안, 아무 생각 없이 앉아 있었던 건 아닐까?”
그래서 나는 결심했다. 2주 동안 의자를 사용하지 않겠다.
바닥에서 작업하고, 식사하고, 쉴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내 자세와 몸에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관찰해보기로 했다. 이건 단순한 실험이 아닌, ‘앉는 방식’을 다시 묻는 질문이기도 했다.
도전 첫날부터 당황스러움이 밀려왔다. 일어나자마자 의자에 앉으려는 습관이 온몸에 배어 있었던 것이다. 카페에서 노트북을 펴려다 자리만 바라보다가 그냥 다시 나왔다. 집에서 일하려 해도 익숙한 작업환경이 사라지니 집중이 되지 않았다.
결국 바닥에 낮은 테이블을 만들고, 쿠션을 여러 개 깔아봤다. 처음 며칠은 무릎이 아프고, 자세도 자꾸 무너졌다. 하지만 동시에 알게 되었다. 내 몸이 앉는 법을 ‘망각’하고 있었다는 것.
불편함 속에서 되살아난 감각들
5일째쯤부터 변화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먼저, 몸의 감각이 되살아났다. 바닥에 앉으면서 몸은 자연스럽게 더 많이 움직이게 되었다. 무릎을 꿇었다가, 양반다리로 바꿨다가, 스트레칭을 하기도 하고, 누워 있다가 다시 일어나는 동작이 반복되었다.
의자에서는 정적인 자세로 고정되어 있던 것이, 바닥에서는 동적인 휴식이 되었다.
가장 큰 변화는 자세에 대한 인식이었다. 평소 허리가 굽은 채 앉아 있던 내 몸은 처음엔 바닥에서도 구부정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등을 펴게 되었고, 무의식적으로 코어 근육을 쓰고 있다는 걸 느꼈다.
자세를 바로잡는 것이 일부러 하는 행위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결과라는 걸 경험했다.
또한 바닥에 앉으면서 심리적인 집중도가 높아졌다. 몸이 편안하진 않지만, 오히려 주의가 산만해지지 않았다. 휴대폰을 보다가도 불편함이 밀려오면 몸을 움직이게 되고, 자연스레 산책하거나 책을 펴는 일이 많아졌다.
놀랍게도, 식사 습관도 바뀌었다. 바닥에서 밥을 먹으면 식사 시간이 좀 더 길어지고, 자세를 의식하게 되며, 음식을 더 천천히 음미하게 된다. 소화가 잘 되는 것도 덤이었다.
의자 없는 일상, 놓쳤던 ‘나’를 마주하다
2주가 지나고, 나는 다시 의자에 앉을 수 있는 자유를 얻었다.
하지만 놀랍게도, 그동안 내가 ‘편리함’이라는 이름 아래 얼마나 많은 감각과 움직임을 놓치고 있었는지를 깨달았다.
의자는 편리하다. 하지만 그만큼 우리 몸과 마음의 많은 기능을 ‘정지’시킨다는 것도 이번 실험을 통해 분명하게 느꼈다.
의자가 없던 시간 동안, 나는 더 많이 일어났고, 더 자주 스트레칭을 했고, 바닥에 누워 하늘을 보는 시간이 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를 둘러싼 공간을 더 깊이 경험하게 되었다.
소파에 누워 스크롤을 내리던 시간은, 바닥에 앉아 조용히 음악을 듣거나 노트를 펼치는 시간으로 바뀌었다. 그 안에서 내가 진짜 하고 싶었던 일들, 그리고 내가 필요로 했던 여유가 피어났다.
몸이 바뀌니 마음도 바뀌었다. 불편함은 결국 내게 집중하게 만들었고, 단순한 실험이 내 삶의 리듬을 바꾸기 시작했다.
‘앉는 방식’ 하나 바꿨을 뿐인데, 삶이 다시 살아나는 느낌. 이건 다소 낯설지만 근본적인 변화였다.
당신의 ‘의자’, 지금 필요한가요?
이 글을 읽고 있는 지금, 당신은 어디에 앉아 있나요?
그 의자가 당신에게 진짜 편안함을 주고 있나요? 아니면 어느새 그 안에 ‘고정’되어 버린 건 아닐까요?
의자 없이 살아보기는 단순한 도전이 아니다.
몸이 기억하지 못했던 자유로운 움직임, 잊고 있던 감각, 진짜 나를 돌아보는 시간을 되찾는 과정이다.
모든 의자를 없앨 수는 없지만, 하루 한 시간이라도 바닥에 앉아보는 건 어떨까.
처음엔 어색하고 불편하겠지만, 그 불편함은 당신의 몸과 마음을 깨어나게 하는 신호일지도 모른다.
의자에 너무 오래 앉아 있던 우리.
이제는 조금은 다른 자세로, 조금은 더 건강하게, 그리고 조금은 더 의식적으로 앉는 삶을 살아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