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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점형 돌봄기관 센터 시범운영 언제부터?

by 소통여왕 2025. 5. 11.

    [ 목차 ]

“아이를 맡길 곳이 없던 그날”
거점형 돌봄기관 시범운영, 부모들의 숨통을 틔우다

 

엄마, 오늘도 야근이야?


수요일 저녁, 퇴근길 지하철 안.
“엄마, 오늘도 늦게 와?”
휴대폰 너머 다섯 살 아들의 목소리가 들렸다.
“응, 미안해. 오늘은 회의가 늦게 끝날 것 같아.”

그날 나는 아이를 맡길 데가 없어 사무실에 ‘조퇴’를 고민했다. 매번 그렇듯 오후 4시가 되면 유치원에서 아이를 데려가야 했다.

남편은 출장 중이었고, 조부모는 지방에 계셨다. 결국 회사에 양해를 구하고, 급히 택시를 잡아 유치원으로 향했다.

아들은 교실 구석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고, 나는 차마 미안하다는 말도 제대로 못하고 아이 손을 꼭 잡았다.

이런 날이 한 달에 몇 번이고 반복된다.
누군가에게는 평범한 일상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육아와 일 사이에서 숨이 턱턱 막히는 ‘돌봄 위기’의 순간이다.

 

아이돌봄 서비스

그날 이후, 나는 진심으로 이 제도를 기다렸다


2025년 5월, 교육부가 발표한 “거점형 돌봄기관 시범운영” 소식은 마치 내 이야기를 듣고 나온 대답 같았다.
이 제도는 유치원과 어린이집 중 한 곳을 ‘거점’으로 지정해, 아침 일찍부터 저녁 늦게, 토요일과 공휴일까지 돌봄을 제공하는 새로운 형태의 공공 돌봄 서비스다.

 


특히 평일에도, 방학 중에도, 심지어 휴일에도 아이를 맡길 수 있다는 점에서 나처럼 맞벌이를 하는 부모들에게는 ‘혁신’처럼 느껴진다.

 

교육부는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전국 11개 시도교육청에서 어린이집 30곳, 유치원 22곳, 총 52개 기관을 거점형 돌봄기관으로 지정했다. 단순히 해당 기관의 아동만 돌보는 것이 아니라, 인근의 2개 이상 기관과 협약을 맺어 타 기관 소속 아이들도 함께 돌봄을 받을 수 있게 했다.
이제 더 이상, “우리 유치원은 오후 돌봄이 안 돼요”라는 말에 눈물지을 일이 줄어들 수 있는 것이다.

출처 교육부

 

어떤 점이 달라졌을까?


1) 아침부터 저녁까지, 유연한 시간표
출근 시간이 빠른 부모를 위해 아침 7시 전부터 아이를 맡길 수 있는 기관도 있다. 또 저녁 8시까지 운영되니 퇴근 후 여유 있게 데려올 수 있다. 기존의 유치원 하원 시간인 오후 2~3시보다 무려 5시간 이상 연장된 셈이다.

 

2) 주말과 공휴일 돌봄 제공
기존 돌봄 서비스의 사각지대였던 토요일과 휴일 돌봄이 가능하다. 병원, 마트, 공공서비스 등 주말 근무가 많은 업종의 부모들에게 매우 유용하다.

 

3) 방학 중 돌봄도 걱정 끝
여름방학, 겨울방학은 많은 부모에게 고비다. 이 제도는 방학 중에도 거점기관에서 돌봄을 계속 제공해 학부모의 부담을 줄인다.

 

4) 질 높은 프로그램 제공
단순히 ‘아이를 봐주는 것’에서 벗어나, 음악, 미술, 동화 읽기, 야외 활동 등 3~5세 유아에게 적합한 특성화 프로그램도 함께 제공된다. 아이는 안전하게 놀고 배우며, 부모는 안심하고 맡길 수 있다.

출처교육처

 

 

 

아이돌보미 홈페이지

왜 이런 제도가 필요한가요?


우리나라 돌봄 제도는 한동안 어린이집(보건복지부)과 유치원(교육부)으로 분리 운영되며 ‘이중 구조’의 비효율을 안고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유치원은 교육 중심으로 오전 시간대에 집중되어 있고, 어린이집은 상대적으로 돌봄에 더 많은 비중을 둡니다. 그러나 현실은 어떨까요? 아이의 발달은 유치원이든 어린이집이든 끊김 없이 지속되어야 하고, 부모는 기관의 구분보다 아이를 안전하게 맡길 수 있는지 여부가 중요합니다.

 

‘유보통합’이란 바로 이 분리된 체계를 하나로 묶어, 영유아 중심의 교육과 돌봄이 통합되도록 하자는 흐름입니다.
거점형 돌봄기관은 그 실현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실험하는 첫 사례입니다.

또 하나 주목해야 할 점은 ‘지역 격차 해소’입니다. 대도시보다 농촌, 산업단지, 신도시 등에서는 돌봄기관 접근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 시범운영은 이런 지역을 중심으로 거점기관을 선정하여, 보다 실질적인 돌봄 공백 해소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거점형 돌봄기관 지정 현황(출처 교육부).pdf
0.31MB

 

 

 

실제 사례를 통해 보는 변화
사례 1. 경북 A시 – 산업단지 근무 엄마의 고백
“아이 유치원이 3시면 끝나는데, 저는 오후 5시까지 공장에서 근무해요. 그동안엔 매번 친정엄마께 부탁드렸는데, 편찮으셔서 어려워졌어요. 근데 이번에 우리 동네 유치원이 거점기관으로 지정되면서, 저녁 7시까지 아이를 맡길 수 있어서 한숨 돌렸어요.”

사례 2. 전남 B군 – 토요일 돌봄이 가능한 유일한 기관
“병원에서 토요일 근무를 해야 할 때마다 죄책감이 컸어요. 아이 혼자 집에 있게 할 수도 없고, 사설 돌봄센터는 너무 비싸고… 그런데 거점형 돌봄기관이 토요일에도 운영한다는 소식을 듣고 눈물이 나더라고요.”

이처럼 부모들의 삶은 돌봄 하나만으로도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출처:교육부

 

정부의 계획과 지원
교육부는 지난 4월 30일, 거점형 돌봄기관 사업설명회를 열어 기관장들에게 사업의 취지와 운영 방향을 공유했습니다.
또한 ‘거점형 돌봄 지원단’을 꾸려, 각 기관이 혼란 없이 제도를 운영할 수 있도록 상담, 컨설팅, 행정지원 등을 제공할 예정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이 시범사업이 단기성 이벤트가 아닌, 중장기적인 제도 개편의 첫 단추라는 것입니다.
운영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전국 확대 여부를 검토하고, 필요시 제도 개선도 함께 이루어질 계획입니다.

출처 교육부

아이돌보미

돌봄은 가족의 문제를 넘어, 사회 전체의 과제입니다


한 아이를 키우는 데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그 ‘마을’을 부모 개인의 책임으로만 돌려온 것은 아닐까요?

거점형 돌봄기관 제도는 국가가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 그 마을의 일원이 되겠다고 선언한 것과도 같습니다.
일과 육아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는 부모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하고, 아이들에게는 안정적인 생활 리듬과 배움의 기회를 주는 길.
그 첫걸음이 지금, 조용히 시작되고 있습니다.

[맺음말]
아이가 있는 삶은 단순히 사랑스럽기만 한 것이 아닙니다. 책임과 시간, 체력과 감정이 모두 필요한 일이죠.
하지만 그 모든 무게를 혼자서 지지 않아도 된다면, 조금은 덜 두렵고, 더 행복할 수 있습니다.

거점형 돌봄기관.
아이와 부모, 그리고 지역사회 모두를 위한 새로운 돌봄의 시작을 기대합니다.